창문을 열어도, 제습기를 돌려도 습기가 가시지 않는 자리가 있다면, 무엇인가가 그 자리에 물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특히 한 벽면이나 모서리만 유독 축축하다면 의심해볼 만합니다. 환기와 습도조절기는 거기까지 닿지 못합니다.
사근동의 다세대 주택은 벽체 안에 매립된 배관이 많고, 베란다 배수구가 노후되면 흘려보내야 할 물이 벽 안쪽에 머무는 경우가 흔합니다. 표면 청소만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 종류의 습기입니다. 안쪽을 봐야 합니다.
벽을 무작정 뚫지 않고 전자기파 탐사 장비로 콘크리트 안쪽 배관의 이상 여부를 비파괴로 확인합니다. 멀쩡한 벽까지 헐어내는 낭비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지점만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비파괴 진단의 강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한 가지 장비로 안 보이는 누수도 단계별 점검을 거치면 드러납니다. 열화상 → 수분 측정 → 음향 탐지 → 내시경 순서로 단서를 좁혀가며 원인에 접근합니다. 단계적 접근이 누락을 막습니다.
곰팡이 포자가 자리잡으면 호흡기에까지 영향을 줍니다. 어린 자녀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이라면 늦추지 마시고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보이는 피해보다 보이지 않는 피해가 더 큽니다.
한 다세대에서는 베란다 배수구의 그릴 아래 자그마한 균열이 원인이었는데, 그 틈으로 새어 든 물이 벽 안쪽에 천천히 모이고 있었습니다. 청소만 잘했어도 진행을 늦출 수 있었던 사례였습니다. 일상의 점검이 의외로 큰 차이를 만듭니다.
원인 제거 후에는 충분한 건조와 곰팡이 방지 처리를 거친 뒤 마감재를 복구합니다. 습기가 남은 채로 마감하면 곰팡이가 다시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안쪽이 완전히 마른 다음 마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쾌적한 환경은 보이는 마감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안쪽이 마른 상태에서야 비로소 안심하고 사실 수 있으니, 부담 없이 한 번 점검받아 보시기 바랍니다.